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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는 시작 전 왜 눈과 혀부터 움직일까?

blue river 2026. 10. 2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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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속에 숨겨진 작은 비밀

약 1년 전부터 근손실 위기의식을 느끼던 제가 선택한 운동은 필라테스였습니다.
숨쉬기운동만 하고 운동과는 담쌓고 사는 편이라, 첫날부터 운동을 처음 접하고는 새로운 문물을 보듯 이런 운동도 있구나 했습니다.
강사님은 처음 운동시작 전 눈과 혀를 오른쪽 방향으로 반복해 굴리고, 또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보라고 했습니다.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운동 초기엔 민망한 표정을 누가 볼까 잘 따라 하지도 못했습니다.

 


필라테스 운동이 몸을 유연하게 만들고 근력을 키우는 운동이라고 여기고,

막연한 기구위의 우아함을 기대하고 갔지만,
막상 눈앞의 막대기를 따라 시선을 움직이거나,

혀를 같이 움직이는 운동 즉, 눈과 혀를 요리조리 굴리라고 하니 이게 뭔가 했습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 잘 따라 하는 편이지만,

강사님은 원하는 자세가 잘 나오지 않으면 수업 중간중간 눈운동을 시킵니다.

그런데 요즘 부쩍 이런 동작들이 우리몸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눈을 움직이는 것과 몸의 균형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혀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라질 수 있을까?
궁금증을 따라가다 보니 필라테스라는 운동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필라테스의 시작과 철학 

 

필라테스의 원래 이름은 '조절학'이었답니다.
필라테스(Pilates)는 창시자인 요제프 필라테스(Joseph Pilates)의 성에서 유래한 이름이라더군요.
그는 1883년 독일에서 태어나 신체와 정신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운동 체계를 발전시켰습니다.
그가 자신의 운동법에 붙인 이름은 '컨트롤로지(Contrology)'였습니다.
번역하면 '조절학' 또는 '통제의 기술'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이름에는 필라테스의 핵심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근육을 강하게 만들거나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의식하고 움직임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 호흡은 어떻게 이어지는지,
몸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어쩌면 필라테스를 배우는 시간은 몸을 단련하는 시간인 동시에,

평소 무심코 움직이던 내 몸을 다시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눈과 혀의 움직임이 몸의 균형과 연결되는 이유를 알고 보니,

이제 한차원 높은 정신으로 운동에 임할 수 있겠다 생각되었습니다.
 

 

우리 몸은 균형을 잡기 위해 여러 감각 정보를 활용한다고 합니다.
눈으로 주변을 살피는 시각 정보, 내이의 전정기관에서 받아들이는 균형 정보 들입니다.

예를 들어 눈을 감고 한 발로 서 보면 눈을 뜨고 있을 때보다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각 정보가 사라지면서 뇌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눈앞의 물체를 따라 시선을 움직이거나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번갈아 바라보는 동작은
시선 조절 능력과 눈의 협응을 살펴보는 데 활용됩니다.
머리와 몸의 움직임을 함께 조절하는 훈련에서는 시각과 전정기관의 협응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왜 혀까지 움직일까요?


눈 운동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은 혀의 움직임입니다.
혀는 음식을 먹고 삼키며 말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혀와 턱, 목 주변의 근육은 서로 기능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머리와 목의 자세 역시 호흡과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접근은 입안의 감각을 알아차리고, 턱과 목 주변에 불필요하게 힘이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눈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갑자기 부드러워지는 느낌은 왜 생길까요?


운동을 하다가 평소보다 몸이 잘 움직이거나, 조금 전까지 어려웠던 동작이 수월해지는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가벼운 준비 운동으로 근육과 관절이 움직임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둘째, 호흡과 집중을 통해 불필요한 힘을 줄이는 방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셋째, 시각과 고유수용성감각 등 여러 감각 정보를 활용하면서 자세와 움직임을 더 잘 조절하게 될 수 있습니다.
넷째, 동작을 반복하면서 몸을 움직이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몸을 알아차리는 일


필라테스를 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몸을 움직이는 일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걷고, 앉고, 일어서는 일에 별다른 의식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호흡하며 적절한 힘을 사용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감각과 신경의 조절이 관여합니다.
눈을 움직이고, 호흡을 살피고, 몸의 중심을 느끼는 작은 동작들도 그런 과정을 알아차리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가 단순히 힘을 주고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내 몸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느끼고, 필요 이상으로 힘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살피며, 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것.
어쩌면 그것이 창시자가 강조했던 '컨트롤로지', 즉 몸을 조절한다는 의미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는 동작의 횟수나 자세의 완성도에만 치중하지 않으며,

나의 호흡과 시선, 몸의 중심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열심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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