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간체험

매년 다시 찾는 곳, 나의 힐링 플레이스 다산정약용유적지

728x90
반응형

저에게는 매년 한 번쯤은 꼭 찾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그저 역사적인 유적지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 다산정약용유적지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곳입니다.
매년 같은 곳을 찾는데도 이상하게 질리지 않고 마음이 평온해지며, 나 자신이 선비가 된듯한 기분을 느끼는 곳!
 


그래서 저는 이곳을 망설임 없이 나의 힐링 플레이스라고 말합니다.
갈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마음에 다가옵니다.
풍경이 달라서라기보다, 그곳을 찾는 때의 마음가짐이 매번 조금씩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제도 다산정약용유적지를 찾았습니다.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조금씩 가을의 기운을 품은 바람이 불었고,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고 높았습니다.
묘소에 오르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 멋진 소나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랜 세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고 믿음직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따뜻한 햇살.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저 바람을 느끼고, 하늘을 바라보고, 천천히 걷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든 것이 저에게는 힐링이 되었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쫓기게 됩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습니다. 때로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조차 생각할 여유 없이 하루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곳에 오면 조금 멈춰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아도 되고, 나무 아래를 천천히 걸어도 되고,
그저 바람이 좋은 것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약용유적지 다산기념관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747번길 11


다산정약용유적지를 찾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과 글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여유당 앞에 쓰여있는 문장
 
“나는 나의 약점을 스스로 알고 있다.”
 
다산 같은 훌륭한 분도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용기는 있지만 일을 처리하는 지혜가 부족하고,
선한 일을 좋아하지만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잘 가리지 못하며,
때로는 감정에 이끌려 너무 앞서 행동한다고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보통 우리는 자신의 장점은 쉽게 이야기하지만, 약점을 인정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산은 자신의 부족함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바라보고 그것을 경계하려 했습니다.
다산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깊이 성찰하며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제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걸으며 저 역시 잠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의 약점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알고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있을까.
누군가의 약점은 쉽게 보면서도 정작 나 자신의 부족함은 보지 못하고 있지는 않을까.
다산의 말은 어쩌면 우리에게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맑은 하늘과 시원한 가을바람, 멋진 소나무와 따뜻한 햇살 속에서 저는 잠시 생각을 멈추고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느꼈습니다.
 
힐링이라는 것이 꼭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좋은 풍경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것 역시 힐링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마 내년에도 다시 이곳을 찾을 것입니다.
바람이 불고, 하늘이 맑고, 소나무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한 저는 또다시 이 길을 천천히 걸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의 저는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매년 같은 곳을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저는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더욱 좋은 곳입니다.


언제나 저에게 잠시 멈춰 설 여유를 주고,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만들어주는 곳.
다산정약용유적지는 그렇게 매년 다시 찾게 되는, 저만의 힐링 플레이스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