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22. 8. 25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노르웨이
러닝타임 128분
감독 : 요아킴 트리에 (Joachim Trier) 감독
출연 : 레나테 레인스베, 앤더스 다이엘슨 리, 할버트 노르드름
제목에서 당기는 끌림이 있어 보게 된 영화입니다. 저의 20대와 비교하면 재밌을 것 같아 보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는 20대 끝자락까지 살아온 주인공은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상적인 사랑을 찾아헤매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을 찾아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아킴 트리에(Joachim Trier) 감독이 연출했으며, 레나테 레인스베는 21년 칸 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프롤로그, 12개의 장,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속으로 (줄거리 &결말)
스물아홉 율리에(레나테 레인스베)는 의과 대학생입니다. 성적이 뛰어나 의대 입학이 가능했기에 전공을 의과로 택했지만, 막상 자신은 수업을 할수록 적성에 맞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그녀는 스마트 폰 검색에서 자신이 정신의학에 더 관심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심리학으로 진로를 다시 선택합니다. 그러다 심리학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사진작가가 되겠다며 카메라를 사 들고 사진을 배웁니다. 도무지 그녀의 마음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널 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의과 공부를 접는다는 자식을 이해할 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그러나 노르웨이 어머니는 율리에의 선택을 존중해줍니다.
그녀는 사교모임에 자주 놀러 가고, 그 사람들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헤어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성공한 만화가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신적 교감을 느껴 동거를 결심합니다. 그 악셀(안데스 다니엘슨 리 )이라는 남자는 42살입니다. 하지만 같이 지내다보니 그의 삶은 프로그램같이 정해져 있고, 그 틀에 맞춰 움직이는 율리에는 악셀의 일상 안에 갇힌 것 같은 답답함을 느낍니다.
율리에 자신이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 멋져 보이는 사람과 살기를 원했던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멋진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 인지도와 경제력이 있는 악셀은 아이를 갖고 정착하려 하지만, 율리에는 아직 그런 마음을 갖기보단 자신이 발전해가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느 날 악셀의 출판기념 파티에서 율리에는 소외된 느낌을 받고 혼자 먼저 집에 돌아 오는 길에 어느 파티장에 들어가 손님인 듯 춤을 추다 한 에이빈드(할버트 노르드룸)라는 남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와의 하룻밤은 제목처럼 최악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둘만은 너무 행복해 합니다.
각자의 연인이 있어서 바람을 피울 수는 없고, 스킨쉽은 하고 싶고. 그런 이유로 서로 깨물어 본다든가, 겨드랑이 냄새를 맡아보기도 합니다. 등등
저는 그럴 바에 바람을 피는 게 낫다고 말해 주고 싶을 정도로 추잡해 보였습니다만,보는 사람마다 시각 차는 있겠죠. 밤새 그렇게 놀고 헤어지면서도 서로 바람은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정신적으로는 바람을 있는 대로 피워놓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시 우연히 만납니다. 율리에가 일하는 서점에서 에이빈드의 연인과 함께... 그러나 그 둘은 이제 서로를 놓지 않습니다.
악셀과 헤어지기 전 재밌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아침 커피를 마시려는 시간 주방 스위치를 끄자 모든 사물이 멈춥니다. 순간 에이빈드와 자신만이 움직이고 모든 시공간이 멈춰진 채 사람들도 ‘얼음’ 상태. 이때 에이빈드를 만나러 달리는 율리에는 더없이 행복해보입니다.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 저녁 무렵이 되어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집으로 와서 스위치를 올리자 ‘땡’ 상태로 돌아옵니다. 시간도 집을 나서기 전의 아침 그대로입니다.
이제 확신이 생긴 율리에는 동거 중인 악셀에게 결별 통보를 합니다. 그러나 악셀은 율리에에게 현실적인 문제를 근거로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 같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려 합니다. 그것이 율리에를 더욱 자극하는 줄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결국 율리에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냅니다. 솔직한 표현입니다. 인정받는 주인공의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요?
에이빈드도 연상의 연인과 힘들게 이어 온 인연을 정리하고 둘은 새로운 동거에 돌입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젊은 연인에게서 육체적 쾌락을 즐기는 것도 잠시 그녀는 착하기만 하고 정신적인 교감이 안 되는 에이빈드에게 희망이 없음을 이유로 두 번째 결별을 선언합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율리에는 왜 그렇게 진득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편으로는 자신의 삶에서 아니다 싶은 것은 바로 수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빠르게 방향을 전환할 줄도 아는 그녀가 어떻게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이나 사랑 모두 정리하는 과정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새로 시작하게 되는 일과 사랑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그녀는 누구를 원망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자신의 성찰을 통해 조금 더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얼마 후 율리에는 이제 어엿한 사진작가로서 조금씩 자신만의 경력을 쌓아가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자양분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누구나 자신의 흑역사는 있을 것입니다. 그 흑역사가 없었다면 지금도 흑역사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요?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가 매번 사랑할 때 일어난다는 것이 아쉽네요. 오슬로라는 배경도 낭만적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란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거라 생각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생각이 많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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