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러시아
러닝타임 137분
감독 칸테미르 발라고프
출연 빅토리아 미로시니첸코, 바실리사 페렐리지나, 콘스탄틴 발라키레프, 이고르 시로코프, 안드레이 비고프
첫 장면부터 생기는 의문
한 여자의 초점 없는 눈빛에 움직임이 없는 멈춘 장면이 나옵니다, 왜 이 여자는 가만있는 걸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사람들은 그녀의 그런 모습에 익숙해 있는 듯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이야(빅토리아 미로시니첸코) 그녀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지만, 뇌진탕 증후군으로 먼저 의가사제대를 하고 병원에서 간호 일을 하며 아들 파슈카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병원에는 팔이 없는 사람이나, 전신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 등 여러 전쟁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뿐입니다. 3년간의 봉쇄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삶은 아직 안정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전쟁은 남녀가 모두 겪는 일이지만 대부분 전쟁터에 남겨진 남성들의 전유물로 기록되곤 합니다. 그러나, 전쟁은 당시에 존재한 모든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속엔 잔혹과 폭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잔혹과 비참과 폭력의 현장엔 여성도 있습니다.
이야가 일하는 병원에 파슈카를 데리고 온 어느 날 병원에 있던 부상자들은 사랑스러운 파슈카에게 동물의 소리를 흉내 내며 맞춰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하늘을 나는 새를 제외하곤 동물을 본 적이 없어 돼지 소리나 개 짖는 소리를 맞추지 못합니다. 전쟁 속에 먹을 것이 없던 사람들이 잡아먹어서 동물을 마주할 시간이 없었던 탓입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장면이었습니다.
그날 이야와 파슈카는 동물 소리 장난을 치다가 이야의 갑작스러운 근육 마비 증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아이를 질식사시키는 끔찍한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며칠 후 전쟁에서 지원병으로 일하던 영혼의 단짝 친구 마샤(바실리사 페렐리지나)가 제대하고 돌아옵니다. 마샤는 이야를 보자마자 파슈카를 찾습니다. 사실 파슈카는 마샤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들을 전쟁터에서 키울 수 없으니 이야에게 양육을 부탁했던 것입니다. 마샤는 아이가 죽은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야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전쟁으로 많은 것을 잃었음에도 누구를 원망하기보단 새로운 시작하려 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 마샤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가끔하기도 합니다.
그녀는 이야에게 아이를 낳아달라는 명령에 가까운 부탁을 합니다. 사실 그녀도 전쟁으로 수술을 해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아이를 가질 기회초차 없던 마샤는 아이를 잃은 깊은 슬픔을 느낄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바로 아이의 아버지를 물색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일하는 군의관 니콜라이 이바노비치(안드레이 비고 프랑스)의 약점을 빌미로 이야에게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협박합니다. 그의 약점은 부상병 중에 중증인 사람 중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짐이 되기 싫어 안락사를 간절히 원하는 경우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이야가 몰래 돕고 있었습니다.
이야도 그들의 나머지 가족을 위한 선택한 절박한 일임을 알기에 하기 싫지만 묵묵히 부상변들의 죽을 권리를 챙겨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어쩔수 없이 니콜라이 이바노비치는 마샤의 부탁을 들어주지만,그럼에도 이야는 임신이 안 됩니다.
마샤를 향한 이야의 잘못된 사랑
이야는 마샤를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임신의 실패를 숨기고 다시 마샤을 위해 이야는 다시 군의관을 찾아갑니다.
한편 마샤는 남자친구 사샤(이고르 시로코프)의 부모님을 만나러갑니다. 그의 부모는 상류층의 사람들입니다. 사샤 어머니의 나긋한 목소리로 무시하는 언행에 마샤는 처절했던 여군으로서 당했던 일을 담담히 얘기하며 사샤의 부모님에게 복수하듯 할 말을 다하고 나옵니다. 그런 말에는 살아남기위해서,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서 여성으로서 할 수 밖에 없었던 일들이 눈에 보이듯 묘사됩니다.
그래도 다시 시작하려는 의지
마샤는 다시 이야와 새로운 결심을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시대적 상황이 우울한 때였음에도 영상미가 돋보였던 영화였습니다. 주인공의 옷이나 배경등에 초록색이 많이 나오는데 아마도 평화와 안정을 의미하는 색이 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야는 키다리라는 별명이고, 영어로 빈폴(bean pole)입니다. 19년 우리나라작품 기생충과 경쟁부분에 올랐던 영화기도 했다네요. 사견이지만 잘 만들어진 영화인데 아주소수의 사람들만 관람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번 기회에 빈폴이라는 명작의 진가를 확인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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