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북 (Green Book) (2019)
감독 : 티러 패럴리
출연 :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린다 카델리니
국가 : 미국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30분
개봉 : 2019년
수상: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제43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3관왕
이야기 속으로
뉴욕 브롱스의 나이트클럽 종업원이며 클럽에서 생기는 지저분한 일을 깔끔히 처리하는 해결사로 유명한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그는 이 바닥에서 평판이 높습니다. 토니에게는 아름다운 아내 돌로레스(린다 카델리니)와 두 아들이 있습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특성처럼 일가친척이 모두 가깝게 지내고 있으며, 이 집안사람들은 인종차별의 성향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토니는 차별이 심한 편입니다.
어느 날, 클럽에 일이 생겨 두 달간 문을 닫게 됩니다. 토니는 생계를 위해 햄버거 푸드 파이팅을 하거나 자신의 시계를 전당포에 맡겨 집세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까지 겪게 됩니다. 그러다 운전기사를 찾는다는 곳에 추천을 받고, 면접을 보게 됩니다. 돈 셜리 박사(마허샬라 알리)라는 흑인을 보고 운전기사를 할 생각이 애초에 없었지만, 생각보다 여러 가지 허드렛일과 수행을 겸하는 매니저 같은 역할까지 해야 하는 일이라는 말을 듣고는 일을 안 할 생각으로 요구하는 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부르고 나옵니다. 게다가 두 달이나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그러나 셜리는 여러 곳에서 하나같이 토니를 추천했다며, 그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고 예의를 갖추어 그의 아내 돌로레스에게 전화로 직접 허락까지 맡으며 토니를채용하게 됩니다.
공연계획은 12월 23일까지였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가족에게 돌아오겠다는 것과 아내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약속과 함께 토니는 설리와의 긴 여행길에 오릅니다.
토니는 공연 기획사 담당자에게 멋진 새 차와 ‘그린 북’을 건네받고 함께 공연할 두 사람 베이시스트 올레그, 첼리스트 조지와 함께 투어를 시작합니다.
토니와 셜리 두 사람은 성격, 취미 등 모든 것이 반대에 가깝다 보니 첫 만남부터 편치 않습니다.
셜리는 예의 바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행사에 함께 해야 할 토니의 불량한 태도와 말투 등을 고쳐주려 합니다. 토니는 그런 그를 못마땅해합니다. 그래도 토니는 자기가 맡은 일은 충실합니다, 한 공연장을 점검하던 중 피아노가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아닌 것을 보고, 피아노를 바꿔 달라고 요청하자 흑인 비하 발언을 하는 담당자에게 특유의 협박조의 말투로 낡아빠진 피아노를 기어이 바꾸게 합니다.
토니는 켄터키주를 지나다 '진짜 켄터키 치킨'을 발견하고는, 이건 꼭 먹어야 한다며 안 먹겠다는 셜리에게 치킨 맛의 신세계를 알려줍니다. 반대로 셜리는 돌로레스에게 편지를 쓰는 토니에게 아내가 감동할 말한 멋진 글을 쓰게 도와주고 이탈리아계 특유의 짧고 흘리는 발음들을 교정해줍니다. 둘은 여행이 깊어질수록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며 가까워집니다.
한편 남부지방으로 갈수록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모습이 자주 나옵니다. 인종차별은 순회공연 내내 셜리를 괴롭히게 됩니다. 혼술하러 간 바에서 백인 양아치들에게 이유 없이 얻어맞거나, 멋진 옷을 발견하고 입어보려 양장점에 들어갔지만, 흑인은 정장을 사기 전에 입어보는 건 안 된다는 어이 없는 일이나, 셜리가 공연자임을 알면서도 저택 화장실 대신 야외에 있는 더러운 화장실을 쓰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이에 셜리는 왕복 30분 거리의 숙소에 가서 용변을 보며, 이런 상황에서도 자제력을 발휘합니다. 토니는 '나한테 저랬다면 바로 머리통을 쏴버렸을 것'이라며 그의 절제심에 감탄을 표합니다. 같이 투어를 하던 올레그가 그냥 북부 지역 투어만 했다면 지금보다 3배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지만, 셜리는 차별의 벽을 깨고 싶은 마음에 남부 투어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귀띰해줍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셜리를 알아 갑니다.
어느 날 토니는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고향 친구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토니의 보스인 셜리를 보며 이일을 관두고 함께 일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때 이탈리아어로 대화했기에 셜리가 못 알아들었을 거로 생각했지만, 셜리는 이탈리아어를 모두 알아듣고 있었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토니에게 정식 매니저로 채용해 줄 테니 딴 데 가지 말라며 붙잡습니다. 토니는 친구들에게 거절할 의사로 전할 것이라며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점점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술을 마시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셜리는 자신이 걸음마를 떼자마자 어머니에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유명 음악 학교에 흑인 최초로 입학해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흑인이 클래식을 연주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지금은 대중음악을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토니는 “당신의 음악은 당신만 할 수 있다"라고 격려하죠. 이에 셜리는 ”고마워하지만 그래도 쇼팽 연주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최소한 나처럼은 아무도 칠 수 없다"라고 농담합니다.
얼마 후,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길에 길을 잘못 들어 불시검문을 받게 되는데, 경찰에게 설명해도 들으려 하지 않고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에서 내리게 해서 비를 맞게 하고, 밤에 흑인이 다니면 안 되는 지역이라는 등 결국,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도 모자라 이탈리아 이민자인 토니에게까지 모욕적인 언사를 던지는 백인 경관에게 토니는 참지 못하고 폭행을 합니다. 둘은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됩니다. 셜리는 자신이 벌인 일이 아님에도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자유를 박탈하고 변호사와 연락할 권리마저 뺏기는 건 부당하다며 경관들에게 호소하고, 그리고 겨우 전화 한 통화를 사용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통화를 끝낸 잠시 뒤, 유치장에 전화벨이 울리고 서장이 전화를 받게 되는데, 서장은 사색이 되어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전화한 사람은 주지사였고, 셜리가 연락한 인물은 바로 바비 케네디였습니다.
전화 덕분에 예정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어 토니는 기뻐했지만, 차 안에서 셜리는 토니에게 "난 평생 흑인 차별 언사를 참아왔는데 당신은 그걸 못 참았나?"라며 강한 어조로 말합니다.
이때 둘은 감정이 격해지고 셜리는 차에서 내리지만, 돌아오라는 토니의 외침에 셜리는 울먹이며 백인들에게 돈을 받고 피아노를 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검둥이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게 그들의 진짜 문화이라합니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고통을 혼자서 짊어진다고, 내 인종 사이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한다고, 그들과 같지 않다는 이유로. 그래서 흑인답지도 못하고, 백인답지도 못하고, 남자답지도 못하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라며 슬퍼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공연 날. 12월 23일입니다. 관계자들은 친절해 보였지만, 그것은 진심이 없는 친절이었습니다. 셜리의 대기실 장소로 소개한 곳은 식당 옆 허름한 좁고 정신없는 팬트리같은 창고 였습니다. 지배인은 식당의 전통이라는 이유로 디너쇼의 메인 연주자인 셜리를 그곳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못하게 합니다. 이때 토니는 지배인을 설득하려 하는데 지배인의 행동이나 말이 어이없고 예의에 어긋나서, 한 방 날리려 합니다. 셜리가 이 광경을 보며 토니가 원하면 공연하겠다고 하지만, 토니는 셜리와 함께 마지막 공연 포기한 채 백인들이 가득한 식당을 후련하게 박차고 나옵니다.
결국, 둘은 근처 허름한 흑인 클럽에 들어가 허기를 때웁니다. 그리고 바텐더가 셜리의 복장을 살피며 무슨 일 하느냐고 묻자 토니가 대신 여기 유명 피아니스트가 있다며 즉흥 연주를 제안하며 분위기를 띄워줍니다. 셜리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아니지만 무대의 낡은 피아노로 가서는 너무나도 멋진 즉흥 연주를 합니다. 그 모습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이 생각나더군요.
마지막 공연을 흑인 클럽에서 즐긴 후 이들은 이제 귀향길에 오릅니다. 그런데 날씨가 안 도와줍니다. 폭설이 내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크리스마스이브까지 뉴욕으로 돌아가기 위해 토니는 폭설이 내리는 악천후를 뚫고 열심히 차를 몰고 갑니다. 수 시간 넘게 혼자 운전을 하다 보니 졸음을 견딜 수 없는 토니는 그냥 포기하고 숙소에 묵자고 하는데, 셜리는 토니를 뒷좌석에 재운 뒤 자신이 직접 운전해 결국 뉴욕에 도착합니다.
토니의 집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를 위해 친척과 가족이 모두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토니는 셜리에게 같이 들어가자고 하지만, 셜리는 그냥 자신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집사에게도 가족과 즐겁게 지내라며 집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홀로 생각에 잠깁니다.
토니는 궁금해하는 가족들에게 순회공연 중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려던 찰나 손님이 찾아옵니다. 전당포 주인 찰리 내외였습니다, 손님을 맞이하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문 앞에 서 있는 셜리를 봅니다. 토니는 뜨거운 포옹과 함께 가족들에게 셜리를 소개합니다. 가족들은 순간 ‘얼음’ 상태였다가 바로 ‘땡’ 하듯 풀리며 셜리를 환대합니다. 셜리는 토니의 아내에게 "두 달 동안 남편을 빌려줘서 고마웠습니다." 라고 말하자, 토니의 아내도 셜리를 안아주면서 "편지 도와주신 거 고마워요."라고 속삭이고 셜리도 환하게 미소지으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감상평
1960년대 세계 3대 천재피아니스트였던 돈 셜리 박사와 토니 발레롱가의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랍니다. 그린북 (유색인종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나 숙박 시설 안내가이드) 이런 게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프네요. 무대를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는 그의 대사가 마음에 울림으로 남는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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